본문 바로가기
경제상식

디지털 자산의 심리학, 왜 포인트와 캐시는 돈처럼 느껴질까?

by 경제로그 2025. 6. 20.

안녕하세요, 경제로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포인트, 캐시, 마일리지, 간편결제 머니 등은 단순한 ‘서비스 혜택’을 넘어 하나의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2030세대는 이러한 디지털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전통적인 화폐와 유사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현금’이 아닌 포인트로 결제할 때 더 가볍게 느끼고 때로는 더 많이 소비하게 되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사용 심리와 소비자 행동에 대해 분석해봅니다.

 

1. 디지털 자산이 일상이 된 2030세대

2030세대는 디지털 친화도가 높은 세대로, 카드 결제는 물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같은 간편결제를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각종 적립 포인트와 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2024년 연간 거래액이 167.3조 원을 돌파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드사 포인트 역시 온라인 쇼핑과 연계되어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구독 서비스 등에서 포인트 사용은 자연스러운 소비 방식이 되었고 1인당 3~4개의 유료 구독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미 많은 MZ세대가 '디지털 자산'을 생활 속의 '현금'처럼 활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2. 포인트는 왜 현금보다 쉽게 쓰일까?

행동경제학에서는 심리적 거리감(Psychological Distance) 이라는 개념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사용 심리를 설명합니다. 포인트나 캐시는 ‘보너스’나 ‘덤’처럼 인식되어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지갑을 여는 느낌이 줄어듭니다. 이는 정신적 회계(Mental Accounting) 현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현금과 포인트를 서로 다른 '계좌'로 인식하며, 포인트는 '공짜로 얻은 돈'이라는 인식 때문에 더 쉽게 사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포인트는 내가 번 돈이 아니라 그냥 쓸 수 있는 여유 자원"이라고 생각하며 이로 인해 더 쉽게, 그리고 많이 지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3. ‘디지털 머니’ 사용이 과소비를 유도하는 이유

포인트나 간편결제 머니는 사용 시 심리적 부담이 적습니다. 특히 ‘적립 마감 임박’, ‘할인 혜택 적용’ 같은 문구는 소비자에게 긴박감을 주며 계획에 없던 소비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또한 디지털 결제는 물리적인 현금의 감소를 직접 체감할 수 없어 '지출의 고통(Pain of Payment)'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소비를 자극하는 심리적 유인 장치로 작동합니다.

 

4. 후불결제(BNPL)와 젊은 세대의 부채 심리

최근 확산 중인 후불결제 서비스(BNPL, Buy Now Pay Later)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해, 주로 신용점수가 낮은 2030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BNPL 서비스의 연체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빅테크 3사의 BNPL 서비스 연체율은 3월 말 4.4%에서 6월 말 5.8%로 1.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특히 이용자 수와 금액 규모가 가장 큰 토스의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의 BNPL 사용자 중 34%가 연체 경험이 있다는 해외 사례와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과소비와 채무 누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5. 디지털 자산의 심리학적 위험성과 우리의 과제

디지털 자산은 분명 편리한 소비 도구입니다. 하지만 '현금이 아닌 듯한' 인식은 소비에 대한 경계를 흐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아직 재무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경계심이 낮고 이는 반복적 과소비나 부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을 사용할 때도 '지출'이라는 인식을 유지하고 명확한 사용 계획과 가계부 작성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후불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상환 계획을 충분히 검토한 후 이용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2030세대는 디지털 자산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포인트나 간편결제 머니를 사실상 '현금'처럼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은 실제 화폐와 달리 소비 심리를 이완시켜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존재합니다.

 

특히 BNPL 서비스의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젊은 세대의 부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이용 시 보다 신중한 접근과 소비자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