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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매몰 비용의 오류, 우리는 왜 손해를 감수하며 버티는가?

by 경제로그 2025. 5. 31.

안녕하세요! 경제로그입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 경제학에서는 ‘Sunk Cost Fallacy’라고 불립니다. 이는 이미 지불해 돌이킬 수 없는 비용 때문에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이 오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합리적 소비’와 거리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영화관에서 재미없는 영화를 끝까지 보거나 사업 실패가 눈에 보이는데도 계속 투자하는 것처럼 매몰 비용의 오류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설 때 쉽게 발생합니다. 본 글에서는 매몰 비용이 무엇인지 왜 이런 선택을 반복하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매몰 비용(Sunk Cost)이란 무엇인가?

매몰 비용은 ‘이미 지출하여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비용이 미래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공연 티켓을 10만 원에 샀는데, 공연 당일 몸이 아프거나 일정이 생긴 상황에서 합리적인 선택은 그냥 가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이 아까워서’ 무리하게 참석합니다. 이미 돈은 회수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우리는 그 지출이 낭비되지 않았다는 착각을 위해 현재의 불편을 감수합니다.

 

2. 왜 우리는 빠져나오지 못하는가?

매몰 비용의 오류는 인간의 심리, 특히 ‘손실 회피 성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들은 이익보다는 손실에서 더 큰 고통을 느낀다고 설명합니다. 즉, 10만 원을 잃는 것은 10만 원을 버는 것보다 두 배 더 큰 심리적 타격으로 다가옵니다. 이 때문에, 이미 잃어버린 돈이나 시간, 감정 투자 등을 부정하지 않기 위해 잘못된 결정을 정당화하게 됩니다. 게다가 ‘자기 합리화’와 ‘일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면서, 기존의 선택을 유지하려는 심리가 강화됩니다. 이미 한 선택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정하는 것이 자존심이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3. 매몰 비용이 실제로 작용하는 사례들

이 오류는 소비뿐 아니라 기업, 정부 정책, 인간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사업이 실패 조짐을 보이는데도 ‘이미 너무 많은 돈을 써서 중단할 수 없다’며 계속 밀어붙이는 사례가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수억 원을 들여 개발한 제품이 시장 반응이 나쁘더라도 ‘여기서 포기하면 그간의 비용이 아깝다’는 이유로 마케팅 비용을 더 투입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헤어진 연인과의 관계에 오랜 시간과 감정을 쏟았기에 다시 돌아가는 경우, 친구 관계나 직장 생활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처럼 매몰 비용은 의외로 광범위하게 우리의 선택을 지배합니다.

 

 

4. 합리적 선택을 위한 경제학적 조언

매몰 비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이득에만 초점을 맞추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경제학에서는 ‘한계 비용’과 ‘한계 편익’을 비교해 의사결정을 내릴 것을 권합니다. 이미 지출한 돈은 미래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지금의 선택이 가져올 이익이 비용보다 클 때만 행동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입니다. 또한 제3자의 관점에서 스스로를 평가하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내가 이 상황을 친구에게 조언해 준다면 어떤 말을 할까?’처럼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판단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결정을 미루기보다 빠르게 ‘손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매몰 비용 오류를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의사결정 전 ‘되돌릴 수 없는 요소’를 사전에 구분해 두는 습관입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마일스톤 단위로 성과를 점검하고,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중단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죠. 이처럼 사전설계를 통해 감정에 치우친 결정이 아닌, 수치와 조건에 따른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조직에서는 ‘이미 많은 돈을 들였다’는 이유로 계속 추진하다가 더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중단 기준을 명시해 두는 것이 장기적 손실을 줄이는 핵심 전략이 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장치는 개인에게도 유용합니다. 시간, 감정, 돈이라는 자원을 사용하기 전 ‘이 지출은 되돌릴 수 없는가?’, ‘중간에 멈출 수 있는가?’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습관은 매몰 비용 오류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손해를 줄이는 용기, 더 나은 선택의 시작

마무리하며, 매몰 비용의 오류는 인간이 가진 본능적 심리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에 휘둘릴수록, 우리는 손해를 확대시키는 결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미 지나간 지출에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 선택이 내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를 중심에 두는 사고 전환이 필요합니다. 특히 자산 운용, 소비, 인간관계, 시간 관리 등 삶의 다양한 선택에서 이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입니다. 경제적 사고는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구조를 기반으로 할 때 진정한 효용을 발휘합니다. 감정과 경험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끌려 비합리적인 결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자각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경제학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오늘은 매몰 비용의 오류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 남겨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