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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by 경제로그 2025. 6. 12.

2025년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0,030원으로, 월 209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약 210만 원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7% 인상된 수치이며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생활비 증가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상이 자영업자, 중소기업,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저임금제의 기본 구조부터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반응, 그리고 제도 보완의 방향성까지 전통경제학과 행동경제학 시각으로 풀어봅니다.

 

 

1. 최저임금제의 기본 구조와 2025년 현황

최저임금은 국가가 법으로 정한 ‘노동의 최소가격’으로 임금의 하한선을 설정해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다음의 원칙을 따릅니다.

  • 최소 생계비 보장 : 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준 설정
  • 노동시장 안정화 : 임금 덤핑 방지 및 공정 경쟁 유도
  • 총수요 확대 유도 : 임금 증가 → 소비 여력 상승 → 경기 활성화 기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최저임금 영향률은 약 2.8%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 일부가 직접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특히 소상공인 업종에서 직접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2. 자영업자의 현실, 인건비 부담과 고용 구조 재편

2025년 2월에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설문에서는 자영업자의 72.6%가 2024년에 순이익이 평균 13.3%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인건비 부담은 고정비용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아르바이트 한 명을 온전히 고용하기도 벅찬 금액이라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의 경우 기존 하루 12시간을 2명이 교대하던 운영방식을 주말엔 본인이 근무하고 평일엔 단축 운영으로 바꿨다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처럼 인력 축소나 가족 동원이 늘면서 서비스 질 저하, 고객 불만,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납니다.

 

또한 고용보험,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부대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저’ 임금이 실질적으로는 ‘중간’ 임금 이상의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3. 소비자의 체감 변화, ‘물가 인상’의 주범은 누구인가?

최저임금 인상은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음식점, 카페, 미용실 등에서는 가격 인상 압력이 가중됩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자영업자 대상 최저임금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최저임금 인상 직후 상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평균 인상률은 7.3%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외식 대신 도시락 구매, 카페 대신 편의점 커피, 유료 배달 대신 직접 방문 등의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른바 ‘체감 물가’ 상승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격보다 비용 효용 대비 기대감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4. 고용 감소는 과장일까, 현실일까?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인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실제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공공일자리 확대, 대기업 정규직 증가도 포함되어 있어 자영업 분야의 고용 상황과는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특히 매장 운영 인력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로 구성된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24시간 업장은 인력 축소, 영업시간 단축, 무인화 전환을 실질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자영업 기반의 일자리는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5. 정책적 보완과 제도 유연화의 필요성

최저임금 인상이 ‘의미 있는 정책’으로 남기 위해선 보완 장치가 필수입니다. 자영업자의 현실을 무시한 획일적인 인상은 오히려 ‘고용 축소’와 ‘서비스 품질 저하’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현실적인 보완 방향입니다:

  •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도입 검토 : 수도권 대기업과 지방 소상공인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OECD 국가 중 상당수는 업종 또는 연령별 차등제를 시행 중입니다.
  •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한 인건비 보조, 사회보험료 감면 등 인센티브 제공 필요
  • 정책 예측 가능성 확보 : 연간 임금 인상률 가이드라인 사전 공지 등으로 자영업자의 경영 계획 수립 가능성 확대
  • 청년 알바·고령 근로자 이중 보호 방안 마련 : 최저임금으로 인해 청년층의 일자리 진입 장벽이 높아지거나 고령층이 밀려나는 ‘고용 왜곡’ 현상 최소화

 

6. 최저 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높여 소비 증대로 이어집니다. 특히 저소득층은 소득의 대부분을 즉시 소비하는 특성이 있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합니다. 또한 임금 수준이 올라가면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교육훈련, 업무 효율화에 투자하게 되어 전반적인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납니다. 이는 '효율임금 이론'으로도 설명되는데, 적정 수준의 임금은 근로자의 근무 의욕과 이직률 감소를 통해 오히려 기업의 총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 안정과 소득 개선이라는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입니다. 동시에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게는 현실적인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양면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 제도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보호와 함께 사업자의 수용 가능성도 함께 고려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인가’라는 질문은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의 관점에서 꾸준히 검토되어야 하며 업종별·지역별 유연한 적용, 사회보험 지원 확대, 정책 예측 가능성 확보 등의 실효성 있는 보완 장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수치 인상이 아닌 삶의 질 향상과 고용시장 안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